치과는 왜 그럴까?

스펙트럼
박승우 장호원 서울감동치과 원장 2020-06-23 14:09:58

▲ 박승우 장호원 서울감동치과 원장

치과를 비롯하여 이 땅에는 여러 종류의 병원이 존재한다. 내과,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피부과, 안과 등등... 이 중 유독 치과는 일반인들에게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 같다. 뭔가 미심쩍고 불신의 대상인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데 이러한 기조가 만연하다는 것은 놀랍게도 단어 하나로 설명이 가능하다. “양심치과”라는 말을 많이들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양심내과”, “양심성형외과”라는 말을 들어본 사람이 있을까? 단연코 없을 것이다.


그렇다. 일반인들 대부분은 치과 앞에 양심이라는 단어가 붙어야 소위 말하는 “눈탱이”라는 것을 맞지 않겠거니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곱씹어 생각해보면 “양심치과”라는 말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치과의사 입장에서 굉장히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는 정말 말도 안 되는 말이다. 아니, 그러면 양심치과라고 내걸지 않으면 양심이 없는 치과라는 것인가? 양심치과라고 내걸지 않은 치과는 다 눈탱이를 씌운다는 말인가?


실제로 필자는 지인들로부터 종종 집 주변에 “양심적인” 치과 좀 소개시켜달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럴 때면, 동료 치과의사들을 믿기에 “치과는 대부분 다 양심적이니까 가까운 곳으로 가면 돼”라고 자신있게 답변한다. 정말로 내가 아는 치과의사들은 양심적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 정말 치과는 왜 그럴까? 왜 이런 이미지를 얻게 됐을까? 이 이유에 대해 내 멋대로 결론을 내렸는데, 모든 원인은 치과진료 자체의 특성에서 기인한다고 판단된다.


치과진료의 첫 번째 특성은 진단에 편차가 있다는 것이다. 치과진료는 어떤 치과의사가 봐도 똑같은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영역이 있는가 하면, 진단의 편차가 제법 있는 영역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충치 개수를 치과마다 다르게 말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초등학생들도 들어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충치개수를 적게 말한 치과가 더 양심치과일까?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다. 레진 또는 이에 준하는 재료로 단순수복 치료할 수 있었던 치아를 제때 치료하지 못하여 인레이 혹은 더 나아가 엔도-크라운으로 치료해야 한다면 낭비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가능성에 대한 측면이지만, 그렇게 본다면 우식을 follow up하기로 한 환자의 내원주기를 치과의사가 확신할 수 있는 것 또한 아니지 않는가.


이처럼 치과 진료는 무궁무진한 경우의 수로 인해 치료를 하느냐 마느냐에 여러 요소(환자의 내원주기, 구강위생 정도, 술자의 성향 등등)가 복합 반영되어 진단에 편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치과마다 다른 소리를 하면 환자 입장에서는 어떤 치과를 신뢰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것이 분명하다.


치과진료의 두 번째 특성은 환자의 C.C가 아니었던 다른 문제가 발견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환자가 본인의 병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악 전치부 구개측 우식 혹은 상악 구치부 협면 우식 등은 환자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연 1회 보험 스케일링 받으러 치과에 내원한 환자가 충치치료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갑자기 듣는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환장할 노릇일 것이다. 심지어는 아프지도 않았는데 굳이 치료를 해야 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이기에 더욱 더 그렇다. 증상이 있어서 온 환자도 의심의 눈초리로 진료를 받는 마당에 아프지도 않았던 치아를 치료해야 한다고 말해야 하는 치과의사의 입장은 어떠할까.


치과진료의 세 번째 특성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이는 두 번째 특성과도 비슷한 내용이다. 예를 들어, 스케일링을 받으러 온 환자의 파노라마에서 치조골이 전반적으로 내려가 있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 설상가상으로 잇몸에 염증이 있어서 부어있는 경우 환자 입장에서는 겉으로 봐서는 치조골이 퇴축되었다는 사실을 알기 힘들다. (물론 치조골의 존재 자체도 모르는 경우가 더 많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잇몸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듣는다면 또한 당혹스러울 것이다.


이 외에도 “이름은 신경치료인데 왜 신경을 죽이냐”부터 시작해서, 얼굴에 포를 덮고 본인의 구강 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는 상황까지...


이렇듯 치과진료는 환자의 불신을 사기에 좋은(?) 많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치과의사는 다른 의료인보다 환자에게 더 많은 설명을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환자와 더 친근해야 한다. 환자와 라포를 쌓아가며 첫 내원 때 의심의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던 환자가 시간이 지나 내가 세운 치료계획을 믿고 따라와 준다면 그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 ‘환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치과가 미심쩍어 보이는 것도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그저 ‘아~ 이런 생각도 있구나’ 정도로 읽혔다면 이 글의 취지는 다 이뤘다고 본다. 이 글에서 제시한 이유 외에도 각자가 생각하는 이유를 종합하여 환자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방법에 적극 반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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